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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서 홀로서기, 삼촌 같은 멘토 있어 든든해요"

Event date: 2012-02-16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 멘토링 프로그램 '이모 삼촌'
한국 정착 꿈꾸는 입양인들 매년 1000명 정도 체류 시도, 부모 찾지 못하면
낙심하고 새로운 환경 적응 힘들어해… 경험 풍부한 한국인 멘토 가족 역할하며 정착 지원



"며칠 있으면
설날이니까 우리 집에 놀러 와. 크리스티가 아주 예뻐서 친딸처럼 이것저것 가르쳐주고 싶어요."(임송자 한국아동단체협의회
사무총장·68)

"She seems so cool(매우 좋으신 분 같아요)!"(제나 크리스티씨·25)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INKAS·인카스). 입양됐다가 한국을 잊지 못해 찾아온 입양아 출신들과 이들의 '이모'나 '삼촌'이 돼 한국
정착을 돕기 위한 '멘토'가 한자리에 모였다.

1987년 미국으로 입양됐던 크리스티(한국 이름 장은혜)씨는 멘토인 임송자씨를 보고 처음엔 낯설어했지만 임씨가 이것저것
살갑게 얘기해주자 굳었던 표정이 풀렸다. 크리스티씨는 2006년 친부모를 찾겠다며 한국을 찾았지만 입양기관에서 받은 주민등록번호와 주소가 잘못된
정보라 찾을 수 없었다.

크리스티씨는 어눌한 말투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아 실망했다. 한 단체에서 입양인 캠프를 열어 한국에 처음
왔는데 13명 중 친부모를 찾지 못한 건 저뿐이었다"고 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이라고 말하는데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크리스티는 작년 2월 한국을 다시 찾았다. 친부모를 찾지 못해 교포들을 만나는 것이 인간관계의 전부였지만, 작년 4월부터는
대기업 등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피붙이도 그리웠지만 모국의 문화를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1999년
서울에서 창립한 인카스는 작년 8월부터 크리스티씨처럼 한국에 돌아오는 입양인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이모 삼촌(Emo Samchon)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들의 꿈이나 목표와 관련이 있는 한국인 멘토를 맺어주는 프로그램이다.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에서 크리스티씨 등‘이모 삼촌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인 멘토와 입양인들이 지도를 펴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모
삼촌 프로그램’은 한국에 돌아온 입양인의 정착을 돕기 위한 멘토 프로그램이다.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크리스티씨는
'한국 멘토'인 이모로 임송자씨와 맺어졌다. 크리스티씨는 임씨에 대해 "기대가 많아요. 강해 보이고 인생 경험이 많을 것 같아요"라며
기뻐했다.

1987년 스웨덴으로 입양됐다가 2010년부터 한국에 살고 있는 마틴 린(한국 이름 김재혁)씨도 삼촌 역할을 해줄
최달석(60) 엘에스트레이딩㈜ 대표를 멘토로 만났다. 스웨덴 폴크스바겐 전시장에서 이벤트 진행자로 일했던 린씨는 "한국에서 비슷한 일을 하면서
정착하고 싶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고 했다. 멘토가 된 최씨는 "대우그룹에 22년 동안 근무하면서 자동차 쪽
직원들을 알고 있으니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국 음식도 같이 먹으면서 편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나누던 린씨는 이말을 듣고 "안심이 된다"며 웃었다.

1984년 한국에서 태어나 벨기에 부모에게 입양된 사이먼 빈센트(한국이름 유준혁)씨도 찾아와 멘토가 선정되기를 소망했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빈센트씨는 "멘토를 통해 한국의 비즈니스 문화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정애리 인카스 회장은 "모국을 다시 찾은 입양인 중 친부모를 찾은 사람은 한국 정착이 수월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외로움과 슬픔을 이기지 못해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인카스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한국 정착을 꿈꾸는
입양인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도 운영 중이다.

정 회장은 "작년에 처음으로 7팀을 맺어줬고 올해는 신청한 입양인이 23명이 될 만큼
반응이 좋다"며 "서로 관련 있는 분야에 원하는 조건이 맞아야 맺어줄 수 있어 올해는 현재 2팀이 맺어졌다"고 밝혔다. 인카스에 따르면 매년
4000~5000명의 입양인이 한국을 드나들고 이 중 체류를 시도하는 사람은 1000명 정도다.

정 회장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입양인들은 안정된 환경을 버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며 "배가 고프더라도 모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국에 오는 이들을 품어줄 수 있는 멘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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